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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와 함께 빨아올리면 무엇이 달라지나 — 준설차 흡입의 원리 (준설차 흡입 깊이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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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와 함께 빨아올리면

앞 편에서 「흡입은 10m가 한계」라는 말이 관 안이 액체로 꽉 찼을 때의 이야기라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이번 편은 준설차 호스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래서 왜 지하 20~30m에서도 흡입이 되는지를 다룹니다.

컵 바닥의 음료를 빨대로 빨 때

컵에 음료가 조금 남았을 때 빨대를 바닥에 대고 빨면, 음료와 공기가 섞여 "후루룩" 하고 올라옵니다. 빨대 안이 음료로 꽉 차 있지 않고, 공기 사이사이에 음료 방울과 덩어리가 끼어 올라가는 상태입니다.

준설차 호스 안이 이와 비슷합니다. 흡입구가 슬러지와 공기를 함께 빨아들이고, 호스 안에서는 빠른 공기 흐름이 슬러지를 밀고 끌어 올립니다. 곡물이나 분말을 관으로 실어 나르는 공기수송 설비와 가까운 원리입니다.

왜 물기둥 한계가 그대로 걸리지 않나

왜 물기둥 한계가 그대로 걸리지 않나

수직 관으로 물질을 올리는 데 필요한 압력차는 크게 세 가지를 합한 것입니다. 관 안의 물질을 중력을 거슬러 들어 올리는 몫, 관 벽과의 마찰과 굴곡에서 잃는 몫, 흐름을 빠르게 만드는 몫입니다.

이 중 첫 번째, 중력을 이기는 몫은 그 관 안에 같은 순간 들어 있는 물질의 무게로 정해집니다. 관이 물로 꽉 차 있으면 10m 높이의 관에는 10m 물기둥의 무게가 그대로 실리고, 이것이 1기압과 같아지는 지점이 한계입니다.

공기와 슬러지가 섞여 흐르면 관 안에 동시에 들어 있는 슬러지는 그보다 훨씬 적습니다. 관 부피의 일부만 슬러지가 차지하고 나머지가 공기라면, 30m 수직 구간이라도 중력을 이기는 데 드는 압력차는 그만큼 작아집니다. 그래서 1기압이라는 같은 상한 안에서도 더 깊은 곳의 슬러지를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마찰과 굴곡, 가속에 드는 몫은 여전히 더해지므로, 공기와 슬러지의 비율과 호스 조건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호스 안의 모습도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고르게 섞여 흐르기도 하고, 슬러지 덩어리와 공기가 번갈아 밀려 올라가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공기 흐름이 슬러지를 실어 나른다는 점은 같습니다.

진공도와 풍량, 둘 다 필요합니다

진공도와 풍량

이 방식에서는 진공펌프의 두 가지 성능이 각자 역할을 맡습니다.

  • 진공도: 호스 안을 대기압보다 얼마나 낮은 압력으로 만들 수 있는가. 슬러지를 밀어 올리는 데 쓸 수 있는 압력차의 크기입니다.
  • 풍량: 1분에 공기를 얼마나 많이 빨아들이는가. 호스 굵기와 함께 호스 안 공기 속도를 정하고, 그 속도가 슬러지를 계속 실어 나를 수 있게 해 줍니다.

두 값은 서로 묶여 있습니다. 대형 준설차에 쓰이는 로터리 진공펌프 한 예를 보면, 진공이 얕은 −100mmHg에서는 분당 약 100m³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최대 진공인 −700mmHg(대기압의 약 92%를 낮춘 상태)에서는 분당 약 62m³로 줄어듭니다. 강한 진공과 많은 공기량을 동시에 최대로 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둘 중 하나만 커서는 안 됩니다. 진공도는 높은데 공기가 거의 흐르지 않으면 슬러지가 중간에서 가라앉아 관이 막힙니다. 공기는 많이 흐르는데 진공도가 약하면 무거운 덩어리를 들어 올리지 못합니다.

공기가 끊기면 물기둥에 가까워집니다

거꾸로 말하면, 호스 안으로 공기가 들어가지 않으면 이 방식의 장점이 줄어듭니다. 흡입구를 묽은 슬러지 속에 깊이 묻어 공기 유입이 계속 끊기면 호스 안 액체 비율이 높아져 흐름이 불안정해집니다. 호스가 이어진 액체 기둥으로 차고, 액면에서 차 탱크까지의 높이 차와 배관 손실이 쓸 수 있는 압력차를 넘어서면 흐름이 멈춥니다. 1편에서 말한 물기둥 조건입니다.

그래서 흡입구를 슬러지에 완전히 파묻지 않고 공기가 함께 들어갈 여유를 두는 운용이 중요합니다. 공기가 너무 많으면 올라오는 슬러지가 적어지고, 너무 적으면 흐름이 끊깁니다. 그 사이를 맞추는 것이 현장 작업자의 몫입니다.

굳은 바닥은 먼저 풀어야 올라옵니다

공기에 실려 올라가려면 슬러지가 흡입구로 딸려 들어올 만큼 풀려 있어야 합니다. 오래 가라앉아 눌린 바닥 슬러지는 흡입구를 대도 구멍만 파이고 딸려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깊은 집수정에는 흡입과 250bar 고압세척이 한 차에 달린 복합식 준설차를 기본으로 씁니다. 고압수로 바닥을 풀어 주면서 풀린 슬러지를 바로 빨아올립니다. 250bar로 깎이지 않을 만큼 굳었다면 1,000bar급 초고압을 붙이고, 그래도 어려운 경우는 드물지만 그때는 방법을 따로 검토합니다.

정리하면, 공기와 함께 이송하는 방식에는 물기둥 10m 한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깊어질수록 중력을 이기는 몫과 호스 손실도 커지므로, 실제 가능 여부와 처리량은 현장 조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론으로는 몇 m까지, 얼마나 느려지며 올라올까요. 다음 편에서 계산으로 따져 봅니다.

다음 편: 3편 「공기수송 이론으로 본 흡입 깊이와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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