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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은 10m가 한계」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나 — 물기둥과 흡입양정 (준설차 흡입 깊이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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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은 10m가 한계 — 이 말, 어디서 나왔을까요

"그 깊이는 흡입이 안 됩니다. 진공으로 빨아올리는 건 10m가 한계라서요."

지하 깊은 집수정이나 피트 준설을 알아보다 보면 이런 설명을 듣게 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 숫자가 어떤 조건에서 나온 것인지 알면, 준설차 흡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준설차 흡입과 깊이의 관계를 다섯 편에 나눠 정리합니다. 첫 편은 10m라는 숫자의 출처입니다.

빨아올린다는 것은 사실 밀어 올리는 것입니다

빨대로 음료를 마실 때 입이 음료를 당기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다릅니다. 입으로 빨대 안의 공기를 빼면 빨대 안쪽 압력이 낮아집니다. 그러면 컵 수면을 누르고 있던 바깥 공기의 압력, 즉 대기압이 음료를 빨대 위로 밀어 올립니다.

진공 흡입도 같습니다. 진공펌프는 관 안의 압력을 낮출 뿐이고, 액체를 위로 올리는 힘은 바깥 대기압에서 나옵니다.

1기압이 밀어 올릴 수 있는 물은 약 10.3m입니다

1기압이 밀어 올리는 높이 — 물 약 10.3m, 비중 1.2 슬러지 약 8.6m

대기압에는 크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해수면 기준 1기압은 수은 760mm, 물로 환산하면 약 10.33m 높이의 물기둥이 누르는 압력과 같습니다.

그래서 대기에 열린 수조에서 끊김 없는 물기둥을 빨아올린다면, 관 안을 완벽한 진공으로 만들어도 수조 수면에서 약 10.3m 높이에서 멈춥니다. 마찰이나 물의 증발 같은 손실을 모두 뺀 이론값입니다. 그 위로는 아무리 강한 펌프를 달아도 물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힘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밀어 주는 쪽의 압력이 1기압보다 커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보다 무거운 슬러지라면 이 높이는 더 낮아집니다. 비중이 1.2인 액체라면 같은 1기압으로 약 8.6m까지입니다.

펌프 설계에서는 실제로 더 낮게 잡습니다

펌프를 수면보다 높은 곳에 두고 물을 끌어올리는 높이를 흡입양정이라고 합니다. 이론상 한계는 10.3m이지만 실제 펌프 설계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게 잡습니다.

관을 지나며 생기는 마찰손실이 있고, 압력이 액체의 증기압 아래로 떨어지면 상온에서도 증기 기포가 생겼다가 터지면서 펌프를 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공동현상(캐비테이션)이라고 합니다. 실제 허용 흡입높이는 수온, 고도, 배관 손실, 펌프 성능에 따라 달라지는데, 흔히 "흡입은 7~8m 정도"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 이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맞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깊은 조에는 펌프를 아래에 넣기도 합니다

흡입양정의 한계를 피하는 흔한 방법은 펌프를 위에 두지 않고 아래로 내리는 것입니다. 수중펌프는 액체 속에 잠겨서 밀어 올리기 때문에, 대기압으로 끌어올리는 높이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깊은 집수정에 수중펌프가 달려 있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다만 집수정에 설치된 배수용 펌프는 대개 물을 퍼내는 용도라, 기종과 고형물 통과 성능에 따라 바닥에 가라앉아 굳은 슬러지나 돌·이물질이 섞인 퇴적물은 충분히 걷어 내지 못합니다. 집수정 바닥에 슬러지가 쌓여 준설이 필요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슬러지 전용 수중펌프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굳은 바닥을 풀어 내면서 걷어 내려면 위에서 호스를 내려 흡입하는 방법을 함께 보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흡입은 10m가 한계"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설명이 맞는 조건 — 관이 액체로 꽉 차 있을 때

위 설명에는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관 안이 처음부터 끝까지 액체로 꽉 차 있어야 합니다. 끊김 없는 액체 기둥 하나를 통째로 들어 올리는 상황입니다. 흡입 배관에 공기가 들어가면 안 되는 원심펌프 설계에서 이 숫자가 늘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준설차가 흡입할 때 호스 안은 이렇지 않습니다. 준설차는 흡입구 끝에서 슬러지와 함께 공기를 빨아들입니다. 호스 안에는 액체 기둥이 아니라 빠르게 흐르는 공기가 있고, 슬러지는 그 흐름에 섞여 올라갑니다. 관 안 조건이 다르니, 10m라는 숫자를 그대로 가져와 "깊으면 안 된다"고 결론 내리면 맞지 않습니다.

저희는 실제 시공에서 지하 20~30m 깊이의 슬러지를 흡입합니다. 깊이 때문에 준설을 미뤄 두셨다면, 한 번 더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

다만 공기와 함께 빨아들인다고 해서 깊이가 아무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공기가 들어가면 무엇이 달라지고, 그 방식에서는 무엇이 작업을 어렵게 하는지 다음 편에서 이어 설명합니다.

다음 편: 2편 「공기와 함께 빨아올리면 무엇이 달라지나 — 준설차 흡입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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