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공고가 올라오는 사이트 몇 군데를 열어서, 우리가 할 만한 일이 새로 올라왔는지 보는 겁니다. 누구나 들어가 볼 수 있게 열려 있는 공고들입니다. 한 곳 보는 데 오래 걸리지도 않습니다. 다만 새로 올라온 게 있는지는 열어봐야 알고, 매일 열어보려니 지겨웠습니다.
지금은 제가 안 엽니다. 새로 올라온 것만 정리돼서 옵니다. 쓰던 AI한테 말로 부탁한 게 전부였습니다.
크롬 창이 저 혼자 움직입니다
제가 쓰는 AI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사이트들 열어서 새로 올라온 공고 확인하고, 어제 없던 것만 정리해줘."
그랬더니 제 컴퓨터에서 크롬 창이 하나 열렸습니다. 주소가 저 혼자 입력되고, 목록이 뜨고, 화면이 아래로 내려가고, 창이 닫혔습니다. 저는 마우스를 만지지 않았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좀 이상했습니다. 내 컴퓨터인데 내가 안 만졌는데 움직이니까요.
이렇게 사람 대신 화면을 눌러주는 도구가 있습니다. 이름은 Playwright입니다. 제가 이 도구를 다룰 줄 알아서 쓴 게 아닙니다. 제가 말을 거는 상대는 클로드라는 AI고, 제 컴퓨터의 크롬을 만질 수 있게 한 번 연결해 두면 클로드가 알아서 이 도구를 꺼내 씁니다. 이름은 여기까지만 아셔도 됩니다.
지금 대신 시켜둔 것들
매일 오는 그 공고 정리가 하나입니다.
블로그 글도 정해둔 시각이 되면 알아서 올라갑니다. 다만 올라가는 글은 제가 미리 읽고 넘긴 글입니다. 맡긴 건 올리는 일이지 쓰는 일이 아닙니다.
인스타에 카드 여러 장을 한 번에 올리는 것도 시켜뒀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올렸습니다. 한 장씩 끌어다 넣고 순서 맞추던 일이 없어졌습니다.
광고를 얼마나 썼고 사람들이 뭘 눌렀는지도 주기적으로 들어가 확인합니다. 보고 오는 데까지입니다.
로그인해야 들어가는 화면에도 들어갑니다. 제가 평소 쓰는 크롬에 남아 있는 로그인 상태를 그대로 쓰기 때문입니다. 사이트에 따라 다시 로그인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두 번 막혔습니다
한 번은 로그인이 안 됐습니다. 자동으로 열린 창은 쓰던 기록이 하나도 없는 새 창이라, 사이트 쪽에서 평소 드나들던 사람으로 못 알아본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늘 쓰던 크롬, 제 계정이 이미 로그인돼 있는 그 창에서 그대로 하게 했습니다. 그 뒤로는 그냥 됩니다.
또 한 번은 화면이 늦게 뜨는 곳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글자가 보이면 도착한 걸로 쳐라"라고 시켜뒀습니다. 화면이 다 떴는지를 글자 하나로 알아보라고 한 셈인데, 하필 그 화면은 그 글자가 한참 뒤에 떴습니다. 아직 안 열렸다고 보고 그냥 그만둬 버리더군요. 지금은 첫 화면에서 찾아 들어가게 하지 않고, 볼 목록의 주소를 그대로 알려줘서 곧장 열게 해뒀습니다. 도착했는지를 눈치로 알아내라고 시키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이걸로 다 되지는 않습니다
엑셀로 내려받는 버튼이 있거나, 자료를 받아 갈 방법을 사이트가 따로 열어둔 곳이 있습니다. 그런 데는 화면을 눌러볼 이유가 없습니다. 그쪽이 빠르고, 화면 생김새가 좀 바뀌어도 탈이 안 납니다. 브라우저를 시키는 건 그런 방법이 없어서, 사람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눌러야만 하는 화면일 때입니다.
그리고 말만 하면 끝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처음 로그인은 제가 했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겨주고 알아서 하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막힐 때마다 방법을 바꿔서 다시 시킨 것도 저입니다.
요즘도 아침이면 그 정리가 옵니다. 매일 열던 화면이 하나 줄었더니, 그 자리에 다른 지겨운 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