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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세정 이론 ③] 노즐 앞 60cm가 결과를 정합니다 — 압력계는 똑같은데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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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세정 이론 ③] 노즐 앞 60cm가 결과를 정합니다 — 압력계는 똑같은데 왜 다를까

압력계도 같고, 유량계도 같고, 노즐도 같은 규격입니다. 그런데 A장비는 잘 떨어지고 B장비는 안 떨어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물이 노즐로 들어오기 직전의 배관과 부품 상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이 구간의 조건을 상류 조건이라고 합니다.

압력과 유량이 같아도 성능은 다릅니다

미국 워터젯기술협회(WJTA) 학회 실측(D. Wright, StoneAge, 2013)에 흥미로운 실험이 있습니다.

같은 노즐을 두 가지 방식으로 물려서 쐈습니다.

  • 좋은 조건: 노즐 바로 앞에 610mm(24인치) 길이의 곧은 관인 피더 튜브를 붙여, 흐트러진 물이 곧게 정리된 뒤 노즐로 들어가게 한 경우
  • 나쁜 조건: 노즐을 장비 머리 부분인 헤드에 바로 붙여, 옆에서 꺾여 들어온 물이 정리되지 않은 채 노즐로 들어가게 한 경우

측정 결과, 유량과 압력은 두 조건에서 똑같았습니다. 노즐이 물을 통과시키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압력계와 유량계만 보면 두 장비는 동일합니다.

그런데 충격력이 달랐습니다. 거리는 ②편과 같이 노즐 구멍 지름의 배수입니다(1.5mm 노즐이면 50배 = 75mm).

충격력은 구멍 지름의 50배 거리에서 좋은 조건 100%, 나쁜 조건 92%였습니다. 200배에서는 90%와 80%, 500배에서는 79%와 69%, 1,000배에서는 64%와 49%로 차이가 점점 벌어졌습니다.

실제 세정 성능 차이는 더 큽니다

같은 논문에서 콘크리트 제거량을 비교한 결과입니다.

콘크리트 제거 성능은 구멍 지름의 50배 거리에서 좋은 조건 100%, 나쁜 조건 78%였고, 200배에서는 81%와 55%, 500배에서는 60%와 33%, 1,000배에서는 38%와 14%였습니다.

500배 거리에서 60% 대 33%입니다. 거의 두 배 차이입니다. 압력계 눈금은 똑같은데 작업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원인은 물줄기가 곧게 뻗는 성질입니다

원인은 물줄기가 퍼지지 않고 한 덩어리로 곧게 뻗는 성질, 즉 응집력입니다.

노즐 안에서 물은 아주 빠르게 가속됩니다. 이때 물이 이미 소용돌이치고 있거나 옆으로 꺾여 들어오면, 노즐을 빠져나온 물줄기가 곧게 뻗지 못합니다.

겉보기 유량과 압력은 같습니다. 에너지도 같습니다. 그런데 그 에너지가 한 점에 모이지 않고 흩어집니다. ②편에서 본 "힘은 남았는데 안 떨어지는" 현상이 여기서도 똑같이 일어납니다. 거리 때문이 아니라 상류 조건 때문에요.

현장에서 볼 곳

1. 노즐 뒤 직선 구간을 확보합니다. 실험에서 쓴 피더 튜브가 610mm였습니다. 노즐 바로 뒤에서 꺾이는 구조라면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는 겁니다.

2. 흐름 정류 장치를 확인합니다. 노즐 내부에서 실제 구멍 역할을 하는 부품인 노즐 인서트 뒤에, 소용돌이치는 물을 곧게 펴주는 정류 장치(플로우 스트레이트너)가 들어가는 제품이 있습니다. 같은 가격대 노즐이라도 이 유무로 결과가 갈립니다.

3. 호스 안쪽 상태를 봅니다. 오래된 호스는 내벽이 벗겨지고 이물질이 붙습니다. 물이 그 위를 지나면서 흐름이 흐트러집니다. 압력 손실만 보고 "아직 쓸 만하다"고 판단하기 쉬운데, 세정 성능은 이미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4. 필터를 관리합니다. 미세 입자가 물이 나오는 노즐 구멍인 오리피스의 입구를 조금씩 갉으면, 구멍 표면이 거칠어져 물줄기가 흩어집니다. 유량은 오히려 늘어나서 정상처럼 보입니다.

5. 노즐 수명을 유량으로만 판단하지 않습니다. "유량 나오니까 아직 쓴다"가 함정입니다. 오리피스 입구 모서리가 마모되면 유량은 유지되거나 늘고, 세정력만 떨어집니다.

정리

압력계와 유량계는 노즐 안에서 물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계기판이 정상인데 일이 안 될 때, 노즐 앞 60cm를 의심해 볼 만합니다.

발주하는 쪽이라면 장비 성능을 비교할 때 압력과 유량뿐 아니라 노즐 앞의 직선 구간, 흐름 정류 장치, 호스와 노즐의 마모 상태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배관 준설 노즐의 각도를 다룹니다. 후방 제트 각도 하나로 장비가 앞으로 갈지 벽을 닦을지가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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